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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소소한 일상

[2021.11.05.] 김천 어모면 둥둥못(동곡지)으로 캠프닉을 가다.

by 두루쥬 2022.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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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둥둥못 캠프닉

친구한테 갑자기 연락이 왔다. 캠핑을 가자고 했다.
추운날씨에 밖에서 자는건 극혐인지라 거부하려 하였으나 친구의 캠핑과 내가 아는 캠핑의 의미가 매우 달랐다.
내가 생각한 캠핑은 여러 캠핑 용품들과 텐트 등등 챙겨서 하룻밤 정도 밖에서 자고 오는 것 정도이다.
이러한 내 말을 듣던 친구는 단호하게 말했다.

"단 3시간 제한"

그렇다. 친구가 말한 캠핑은 캠핑이 아니라 요즘 흔히 말하는 신조어 "캠프닉(캠핑+피크닉)"이었다.

그럼 그렇지. 이 친구가 밖에서 숙소없이 잘 친구가 아닌데...

어쨌든 셋이서 떠나는 절거운 캠프닉!
미리 간단히 짐을 챙겨서 밤 9시에 접선했다.

여기서 알아보는 캠프닉 준비물(별거없음 주의)

- 화로와 장작
(불멍을 해야하므로 필수! 장작은 롯데마트에서 1박스 남은거 자기가 사왔다고 3번 자랑했다.)
- 장작에 불을 붙일 토치
- 목장갑(장작 잡고 불붙일 때 맨손으로 하는 것보단 낫쥬. 안가져가서 편의점에 가서 삼)
- 식용유(우리는 캠프닉이 처음이라 몰라서 안가져갔지만 휴지나 종이컵에 식용유를 묻혀 장작이랑 같이 불을 붙이면 불 이 잘 븥는다고 했다.)
- 냄비(물끓여서 코코아 타먹어야 한다. 물론 컵라면도 가능)
- 버너(물끓여야 한다.)
- 종이컵
- 간식(과자, 핫초코, 우유, 물 등등)
- 마시멜로우 앤 꼬지(내가 좋아한다. 화로와 환상궁합 인정이쥬. 마시멜로우는 꼬치에 꽂아서 불에 구워먹어야 제맛)
- 박스(간식 올려놓아야 함! 요새는 캠핑테이블로 쓸 수 있는 상자가 잘나오더라. 친구가 캠핑 가고 싶어서 샀지만 한 번도 안가서 처음 개봉한 신상 박스로 준비해봤다. 친구의 뿌듯해하는 표정이 잊혀지지 않는다.)
- 의자(땅바닥보다는 의자가 낫쥬. 친구가 다이소에서 구입한 캠핑의자 3개 가져왔다. 이 친구 집에는 없는 게 없다.)
- 나무젓가락(난 인도사람이 아니니 젓가락은 필수다.)
- 맥주(난 성인이니까 으른의 음료수가 필요함ㅎ)
- 그 외 갬성 아이템(친구가 스타벅스 캠핑 무드등을 챙겼다. 겟했다며 자랑했지만 솔직히 왜 산건지 이해는 안간다. 나란 인간..갬성따위 없는 인간..색깔별로 나란히 있는거 봤는데 그건 귀여웠다. 역시 뭐든 괜히 세트로 있는게 아니다. 나중에 구할 수 있으면 구해서 선물해줘야겠다.)

사람은 셋인데 차는 두대였다. 물론 그 중에 내 차는 없다. 그래서 난 몸만 챙겼다.(아, 나무 젓가락두ㅎ)

그렇게 도착한 김천의 둥둥못!

실제로는 동곡지지만 다들 둥둥못이라고 부른다. 왜인지는 모른다.
김천 어모에 위치한 산업단지 안에 있는 저수지 같은 곳인데 실은 잘 모르는데 가자고 해서 따라간거다.

둥둥못 이름이 귀여워서 연못인 줄 알았는데 저수지라고 해서 1차 놀람
둥둥못이라고 해서 갔는데 주차장밖에 없고 물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어서 2차 놀람

알고보니 둥둥못 근처에 큰 주차장이 캠핑의 메카라고 했다. (그런것치고 사람 없...)
그럴거면 둥둥못이 아니라 주차장에 간다고 해야지.
물 본다고 사람 설레게 해놓고 이친구들 섭섭해..(나란 인간 물 보는 것만 좋아하는 인간...)

여튼 주차장은 꽤나 넓었고 근처에 아주 큰 GS편의점이 있어서 좋았다.
캠핑의 메카답게 주차장에는 캠핑카들이 엄청 많았다.
배경삼아 우리 것인 것 마냥 사진을 찍어봤다. 돈 많이 벌어서 저런거나 하나 사자 칭구들아.

캠핑 준비하는데 친구들이 걸리적 거린다며 편의점가서 목장갑이나 사오라고 했다.
우린 주차장 구석에 자리를 잡았고 편의점과는 꽤 거리가 있었다.(천천히 걸어서 10분 정도..? 난 거북이니까..)
친구들이 내 건강을 위해서 운동도 시켜주고 참 좋은 친구들이다.
날씨가 추웠던지라 편의점에 도착하자마자 따뜻한 두유랑 커피를 사서 돌아갔다.
친구들이 센스 쩐다고 해주다가 목장갑은 어딨냐고 물었다.
자연스럽게 다시 편의점으로 몸을 돌렸다.
뒤에서 바보 멍청이 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무시했다. 원래 추우면 사고가 마비되는 법이다.

편의점 알바분이 왜 또 왔냐는 듯 눈이 동그래지셨다.
외지에 이 추운 날에 그것도 오밤중에 사람 하나 없는 곳에서 오랜만에 손님을 보니 신기해 하는 것 같았다.
목장갑을 달라고 하니 창고에 들어가서 꽤 오랜시간을 보내고 나오셨다.
아무래도 목장갑을 사는 사람들이 없나보다.

편의점을 다녀오니 친구들이 기본적인 준비를 다 해놓았다.
목장갑을 끼고 장작에 불을 붙이는 친구가 참 멋졌다. 처음인데도 열악한 환경에서 결국엔 불을 지폈다.

덕분에 뜨뜻하게 불멍을 때리며 마시멜로우를 먹을 수 있었다.
장작불 때문에 따뜻해져서 패딩도 벗었다. 20대 끝자락의 패기였다.
포장해온 치킨과 친구가 직접 싸온 김밥을 먹고 핫초코와 맥주를 번갈아 홀짝이니 이런게 갬성인가 싶었다.
밖에서 먹으면 뭐든 맛있는 법이다.
불멍을 때리며 이런저런 소소한 대화들을 나누었다.
매번 하는 얘기 똑같은 얘기지만 항상 재미있다.
20대의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니 친구들이 점점 센치해진다.
30대가 좀 무서워진다.

그렇게 딱 3시간 시간제한 캠프닉이 끝났다.

실은 장작도 없고 추워서 못버티겠어서 접었다. 다음에 갈 때는 장작을 좀 더 두둑히 챙겨야 될 것 같다.
남은 재와 쓰레기는 쓰레기 봉투에 넣어서 친구가 집에 들고갔다. 어두워서 쓰레기 장을 찾지 못했다.

그나저나 친구가 중간 중간에 종이를 태워서 재가 더 많아진 것은 기분탓이 아니겠지.

꿀팁 아닌 꿀팁이지만 장작 화로에 종이를 태우는건 좋지 않다고 한다. 재가 날려서 다른 곳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하니 근처에 캠핑하는 사람이 많다면 자제하자. 다행히 우린 그 큰 공터에 우리 밖에 없었다.ㅎ

자세한 이야기는 이곳에서
https://youtu.be/RKMAjWimhh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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