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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카페

[포항카페] 포항(북구)카페 러블랑

by 두루쥬 2022.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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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카페 러블랑


포항 북구에 위치한 카페 러블랑에 다녀왔다.
문득 일찍 눈이 떠져서 씻고 뒹굴거리는데 친구A가 친구B의 생일파티를 하자고 했다.
그 친구의 생일은 4일 뒤였다.
모든 것은 갑작스럽게 이루어지기 마련이다.

생일인 친구B는 요즘 인생이 매일 똑같다며 재미없다는 말을 달고 산다.(요즘=5년)
친구A는 친구B를 위해 색다른 일상을 즐기자며 야심차게 영덕바다를 보고 오자고 제안했다.

출발하기 직전 강풍과 눈발이 조금씩 날렸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친구B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며 영덕에 가는 것을 다시 생각하자고 했지만 이미 차는 출발했고 운전자는 참지 않았다.

다행히 조금 시간이 지나니 날씨가 풀렸다.
하지만 나는 뒷자석 구석에 앉아 안전밸트를 꼭 붙들은 내 손을 풀 생각이 없었다.
그냥..그래야 할 것 같았다...(칭구야 널 못믿는게 아냐..)

도착하고 보니 눈앞에 있는건 바다가 아닌 포항카페 러블랑이었다.
분명 출발할 때 영덕으로 간다고 했는데 왜 도착지는 포항인지 나도 모르겠다.
모든건 운전자 마음이다.
도착하니 주차장에 차들이 가득했고 주차요원도 있었다.
우리는 주차장에 차를 댈 수 없어 주차요원이 알려준 길가에 주차를 했다. 주차할 곳이 있어서 다행이였다.
하마터면 카페 외관만 보고 돌아올 뻔 했다.

카페 러블랑은 지하와 1층 그리고 2층 테라스까지 합쳐서 3층이었다.


지하는 나가는 문 찾다가 얼떨결에 찾았다.(왜 들어온 문으로 나갈 생각을 하지 않는가)
지하는 계단식 테이블었고 빈백이 2쌍 정도 있어서 쟁취한다면 등을 대고 눕기 편해보였다. 그래도 1층이 뷰가 더 나은 것 같다며 쿨하게 나왔다.(뷰는 둘 다 똑같은 바다라서 큰 차이 없다. 보는 눈높이만 달라질 뿐..)
카페는 굉장히 컸으며 그만큼 사람도 엄청났다. 앉을 자리 찾기가 모래바닥에서 바늘찾기였다.
다들 창가에 앉기 위해 하이에나마냥 이리저리 탐색을 하고 있었다.
물론 우리도 그러고 있었다. 하지만 창가는 무슨 그냥 자리 찾기도 힘들다.
주말이라 사람들이 콧바람 쐬러 나왔나보다.

우리는 의지의 한국인다. 겨우 앉을 자리를 구했다. 창가는 아니지만 창가 테이블 그 옆에 자리해 바다가 한눈에 잘 보였다. 욕심이 많은 우리는 자리에 앉아서도 창가쪽 테이블을 아닌 척 힐끔힐끔 살폈다. 다들 그러는거 다 안다.

자리를 잡고나서야 음료와 빵을 구경하러 갈 수 있었다. 베이커리카페라 그런지 빵종류가 꽤 있었고 그 많은 사람들이 휩쓸어도 빨리 진열장에 다시 채워졌다. 마음에 들었다.

역시 겨울은 딸기의 계절이다. 딸기로 만든 빵종류가 엄청 많았다. 다들 테이블 위에 첫번째 사진의 저 크림듬뿍 있는 페스츄리 빵이 올려져 있길래 우리도 먹어보았다. 실은 저게 제일 맛있어 보였다.
그리고 나서 빵계산과 함께 음료를 골랐다.

빵을 열심히 찢어먹고 있는데 우리 옆테이블 즉 창가쪽 테이블에 앉아있던 손님들이 갈 준비를 하는 것을 발견했다.
우리는 서로의 눈을 마주쳤고 누구보다 신속하고 그렇지 않은 척 짐을 챙겼다.
그 손님들이 나가는 순간 재빨리 자리를 쟁취해야했다. 하지만 경쟁자가 없으면 역시 재미가 없다.
우리 뒷테이블도 그 자리를 탐내고 있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드릉드릉하는 것을 발견했다.
나는 짐정리하고 있는 손님들에게 다가가 혹시 가시는거냐고 물었다. 이 자리는 내가 먼저 찜했으니 눈돌리라는 뜻이었다. 뒷테이블은 내가 손님들에게 말을 걸자 아쉬운 표정으로 다시 자리에 앉았다. 내가 이겼다.
인생은 타이밍이고 실전이다. 의기양양하게 창가쪽 테이블에 앉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왜 다들 창가쪽에 앉고 싶어하는지. 바다가 너무 예뻤다. 청량한 파란색이 이게 바로 동해바다다!!하고 외치는 것 같았다. 한동안 빵을 씹으면서 넋놓고 바라봤다. 바다를 굉장히 오랜만에 보는데 마치 한폭의 유화같아서 그림 그리고 싶은 뽐뿌가 올라왔다. 하지만 내 그림 실력은 초등학교 수준임으로 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개인적으로 초록빛보다 파란빛을 좋아한다. 앞으로 바다는 동해바다만 오기로 마음 먹었다.

러블랑에 대해서 솔직히 말하면 빵은 맛있었다.

한 번 쯤은 사먹어 볼 맛이다. 하지만 음료는? 나는 막입이라 왠만한건 다 맛있는데 초콜릿라떼는 비싼 초코렛을 쓴 것 같지만 맛없는 맛이었고(초콜렛라떼러버들은 무슨말인지 알 것이다.) 사악한 가격이었다.
친구A가 아메리카노는 괜찮다고 하며 웃었다. 친구C는 뱅쇼 맛있다며 한 입을 권했다.
엇쩌라구 나는 커피 못마시고 뱅쇼도 싫어하는데!!!!!(급발진)
이것들이 다 알고 놀리는거다. 그래. 이런게 친구지. 옆에서 솔솔 풍기는 뱅쇼 향이 얄미웠다.
친구B는 딸기라떼의 양을 보고 나와 함께 눈으로 조용히 욕을했다.
하지만 이해한다. 원래 이런 카페들은 인서타갬성과 오션뷰를 가격에 포함하는게 당연하다. 그 돈 내고 바다 실컷 봤으니 만족하기로 하자.(바다는 카페 밖으로 나가면 실컷 볼 수 있다.)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이다.)

그래서 이제 밖으로 나가보자. 먼저 2층이다. 2층은 테라스로 작은 테이블과 의자들이 놓여있고 잔디행세 하는 초록색 장판이 깔려있다. 저 의자에 앉아서 멍하니 바다를 보며 사색에 잠겨 분위기를 잡고 싶었으나 너무 추웠다.
친구 생일 케이크에 불을 붙였는데 바람이 친구 대신 초를 불었다. 대신 소원은 친구보고 빌으라고 했다.
친구는 무언가 억울한 눈빛으로 바라봤지만 무시했다. 빨리 소원빌게 하고 그 곳을 탈출하고 싶었다. 개추웠다.
케이크를 챙겨 지하로 내려가 바다를 보러 갔다.

카페 뒷쪽이었는데 바깥에도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테이블이 마련되어있었으나 아무도 사용하지 않았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개추웠다.
간간히 겉옷을 벗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있었다. 저게 바로 청춘이구나 싶었다.
솔직히 컨셉 사진 집착러인 나지만 이 날씨에 도저히 겉옷을 벗을 수 없었다. (님들 리스펙)
얼어죽는다.

친구가 춥다며 사진을 한 장씩만 찍으라고 했다. 진짜 한 장을 찍으니 이게 뭐하는짓이냐는 듯 바라봤다. 사진은 100장 찍어야 1장 건진다. 그렇다. 100장 찍으라는 말이다.(후우)

그래도 간만에 놀러나와서 바다도 보고 기분이 좋았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해서 더 그런 것 같다.
다음엔 음료 맛있는 곳으로 데려가주라.

자세한 이야기는 이곳에서
https://youtu.be/pqm3ERaG_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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